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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여성들은 왜 자신감에 집중할까> - 케티 케이, 클레어 시프먼 지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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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여성들은 왜 자신감에 집중할까> - 케티 케이, 클레어 시프먼 지음

Diana Kang 2021. 4. 27. 15:14

절대로 고개 떨구지 마라.

고개를 쳐들고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라.

- 헬렌 켈러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습관

여성들은 성적이 중시되는 학교 교실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분명 두각을 드러낸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직장 세계에서 자신 있게 행동하는 법을 교실 안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너무도 많은 여자아이들이 점수를 잘 받는 일에만 골몰할 뿐, 학교 밖 세상에서 필요로 하는 정말 중요한 수업은 등한시하고 있다. 

 

"여자애들은 아직도 경쟁을 요구하는 스포츠를 하려고 하지 않아요. 경쟁을 해서 이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는 게 바로 스포츠인데 말이죠." 여성들에게 공직 출마 방법을 교육시키는 비영리 단체 '러닝 스타트'의 공동 설립자인 웰포드 샤코우의 말이다. 

 

스포츠가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좋다는 건 누구나 잘 안다. 그런데 우리는 스포츠의 이점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972년에 제정된 '타이틀 9(Title IX)'이라는 법률의 시행 결과, 팀 스포츠를 즐기는 여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업계에 진출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고등학교 시절 스포츠를 즐기는지 여부와 후에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것 사이에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 스포츠를 통해 승리하고 패배하는 것을 배우게 되면 훗날 직장에서 성공과 좌절을 다루는 데 유익한 교훈이 되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 청소년기 때 자존감 상실로 마음 고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또 그걸 극복하는 것도 남학생들보다 더뎌서 더 오랜 시간을 의기소침 상태로 보낸다. 자신감을 잃으면 경기에 졌을 때도 그 사실을 잘 견뎌내지 못하게 되고, 그래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에 비해 팀 스포츠를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자신감을 잃으면 경쟁을 피하게 되고, 그 때문에 자신감을 되찾는 데 가장 효과가 있는 스포츠도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반면 남성들은 윗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든 동료들로부터 존경을 받기 위해서든 아니면 전망 좋은 고급 사무실을 차지하기 위해서든, 천성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경쟁에 나선다. 남자애들은 야외 축구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며 승리를 만끽하거나 패배를 툭툭 털어버리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교실 안에서도 번쩍번쩍 손을 더 잘 든다. 꼼꼼히 답변 준비를 하는 건 고사하고, 심지어 아직 질문도 다 끝나기 전에 손부터 드는 것이다.

 

남자애들은 서로 장난을 치고 난장판을 벌이면서 서로를 더 강하게 만들며, 그 결과 좌절감에 빠져도 쉽게 빠져나온다. 많은 여성들이 칭찬에 목말라 하고 비판을 어떻게든 피하려 할 때, 대부분의 남성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들의 비판을 별 동요 없이 덤덤히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냉혹한 현실 세계에 뛰어들어야 하는 우리에게 아주 탐나는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여성들을 열심히 공부해서 최고 점수를 받아내는 자신의 능력에 뿌듯해하며, 머릿속에 흥미로운 역사 지식과 우아한 스페인어 가정법 지식 등을 잔뜩 집어넣은 채 학교를 떠난다. 그러나 교실과 회사의 사무실 사이, 그 어디에선가 게임 규칙들이 바뀌는데, 여성들은 그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완벽한 철자법을 쓰고 사려 깊은 태도를 취해봐야 아무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 직업 세계 안에 처박히는 것이다. 이제 성공의 조전 자체가 달라지고, 여성들의 자신감은 무참히 깨지게 된다.

 

 

직업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정치적 수완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의 책략과 자리다툼도 필요하며, 스스로 자기 PR을 하는 능력과 비판에 굴하지 않는 꿋꿋함도 필요하다. 죄다 여성들이 아주 불편해하는 것들이다. 여성들은 그런 전략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우리는 그런 기술들을 마스터하는 데 그리 능하지 못했고, 그래서 스스로 뒤로 물러서게 된다.

 

 

점수 대신 큰 그림을 보라

 

어린 시절 착한 여자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완벽한 여성이 되기 위한 노력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자아이들은 모든 일을 잘해서 반에서 꼭 최고가 되려 한다. 또 그러기 위해 필요한 교훈을 내면화하는데, 그것이 결국은 완벽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진정한 성취를 이룰 수 없다. 완벽주의는 자신감의 적이다. 

 

성취욕 강한 여학생들의 경우 완벽주의의 폐해는 특히 더 심각하다. 미국 저널리스트 리즈 펑크는 많은 여학생들이 남들보다 뛰어난 학생이 되겠다는 욕심에 스스로를 한계점까지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취욕 강한 여학생들은 몇 시간이고 계속 공부하면 모든 과목에서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는 순간,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하게 된다. 바로 이런 여학생들이 나중에 직장에 가서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떠맡는 여성이 된다. 그 모든 프로젝트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여성들은 매일매일의 업무를 정확히 잘하는 데만 몰두하느라, 시간을 내서 더 큰 그림을 보질 못한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강해 다른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결국 동료들과 소원해지고 발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진다. 어쩌면 이것은 자신감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소원하게 만드는 근시안적인 독선이다. 딸에게 완벽주의를 피하게 만들 몇 가지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 딸을 적당히, 지나치지 않게 칭찬하라. "넌 누구보다 뛰어나." 보다는 "이걸 열심히 한 건 잘한 일이야." 이런 칭찬이 훨씬 낫다.
  •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했든 못했든 상관없이 최선을 다했을 때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라.
  • 딸에게 당신 역시도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줘라. 그리고 당신 자신이 실수를 할 경우, 그걸 숨기지 마라. 그리고 일을 망쳤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줘라.
  • 유머는 늘 도움이 된다. 당신이 스스로의 실수를 웃어넘긴다면, 딸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실수를 웃어넘겨도 된다는 것을 배운다. 약간의 유머와 균형감은 완벽주의 충동을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 이젠 더 이상 쓰라리게 느껴지지 않는 당신의 지난 실패 혹은 딸이 극복해 낸 장애물들을 함께 돌아보라. 좌절해도 다시 일어서는 투지와 균형감을 갖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